(=ⓛㅅⓛ=) Apple-cat's cosy room

드라마 [떨리는 가슴]을 꾸준히 본 것은 아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봤다. 사실 배종옥·김창완·배두나 등의 인물 구성이 너무 뻔해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터였다. 만약 여기에 윤여정이나 고두심이 등장했다면 안봤을 것이다. (왠지 좋은 배우들만 나오는 드라마는 보기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다. 반전 드라마에서 ‘반전’을 너무 강조하면 반전의 효과가 반감되듯 말이다. - 음.. 적절한 비유인가 ; )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던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에피소드 ‘기쁨’(하리수 출연) 부터다. 물론 여기서 불만은 있었다. ‘십자수를 놓는다’는 등의 행위가 ‘여성성’을 나타내는 소재로 쓰인다는 것이 좀 불만이었다. (음.. 넘 복잡하게 들어가지 말자)

그리고 내 가슴을 완전히 떨리게 만든 것은 에피소드 ‘바람’(김창완과 최강희 출연) 이다. 둘 다 ‘어떠한 끌림’ 속에서 갈등하는 것이 잘 묘사돼있다. 살면서 그런 일 한번 없을까…

그 드라마 속에서 난 김창완 부인인 배종옥의 입장이 돼보았다가, 바람 아닌 바람에 설레여하는 김창완 입장이 돼보았다가, 자기와 비슷한 한 남자를 만나 다시한번 사랑을 하고파하는 최강희 입장이 돼보았다. 사실 내가 김창완이나 최강희 입장이었을 때는 은근히 기분도 좋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배종옥의 입장이었을 때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나와 인생을 함께 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에게 떨려한다면 내 기분은..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김창완이 바람을 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배종옥은 어렸을 때 자기를 좋아했던 한 초등학교 동창(男·미용사)을 찾아가 머리를 감겨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난 왜 네가 내 머리를 감기는데 하나도 안떨리니?” 이 장면에서 너무 슬펐다. ㅠ.ㅠ

그리고 배종옥은 그 동창과 밥을 먹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 “야 너 어렸을 때 나 좋아했다는거 맞니?” “어” “근데 왜 지금은 안좋아하니?” 뭔가 낌새를 챘는지 그 동창이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친구하자. 네가 남편 때문에 힘들 때 같이 욕해줄 사람 있어야 할 것 아냐. 그 사람이 꼭 여자란 법 있어?”

이 부분에서 탁(!) 무릎을 쳤다. 맞다. 내가 결혼해서 힘들 때 남편을 같이 욕해줄 친구는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 그렇듯이 내 남편에게도 그런 사람은 있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떨린다’는 것은 좀 슬프지만 그래도… ‘검은 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기란 힘든 일인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내가 최고로 떨렸던 부분은 산울림의 ‘너의 의미’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였다. 김창완이 최강희와 좋아라할 때 BGM으로 깔렸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배종옥의 ‘외출’편이 방송됐는데, 그때 BGM으로 조동진의 ‘제비꽃’이 깔렸다.

예전에 산울림 노래(나의 마음은 황무지,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를 조금 좋아했어서인지 감흥이 더 오는 것 같다.

이번주면 이 드라마 끝나는데… 안타까울 것 같다. 이전에 못본건 인터넷으로 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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