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의도적인 오독은, 그 시절 나의 정신이 얼마나 심하게 외로움을 타고 있었으며, 얼마나 간절하게 후원자를 얻고 싶어했는가를 증거한다. 내 이단의 정신은 누군가에 의해 승인받고 그 정신과 은밀하게 교감하고 싶어했다. 막스 데미안을 만나는 젊은 시절의 에밀 싱클레어가 내 꿈속으로 자주 나타나곤 했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참으로 원했던 것은 나와 같은 세계에 사는 동질의 원형질을 가진 단 한 사람의 동료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를 만나 이 껍데기의, 그림자만의 세계를 성토하는 것이었다. 내가 발견하고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내밀한 지하의 세계를 대화로, 마음으로 누리는 것이었다. 그를 만날 수만 있다면, 아,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나와 같은 표적을 가진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따라서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누구의 어떤 지원도 받지 않고 혼자서 거대한 하나의 적대적인 세계에 대항하는 일은 나를 탈진시켰다. 나는 언제나 지쳐 있었고, 사소한 일로도 쉽게 상처를 받았다. 사람들에게 나는 신경질적이고 폐쇄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위인으로 비쳤다. 나의 작고 어두운 방은 나의 유일한 도피처였다. 나는 내 자아의 지하방 속으로 자꾸만 숨어들었고, 그곳의 어둠 속에서만 평화를 느꼈다.
- ‘生의 이면’ (이승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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