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글 쓰기도 아래 내용의 연장인 것 같다.
나도 어떤 면에선 ‘왜곡하기 위해’ 글을 쓴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글은 또 하나의 기억이 된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화자는 왜 굳이 안좋은 기억을 글로 써서 후에 기억하느냐고 했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주로 힘들거나 외로울 때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많이 느낀다. 뭐.. 기쁘거나 즐거울 기분일 때도 글을 쓰고 싶지만, 그땐 주로 ‘수다를 떨고싶다’는 마음이 더 강해지는 듯.
요즘 내가 웬일로 TV/만화가 아닌 책에 빠져사는 이유도 내 현실에 ‘마취제’를 놓고 싶어서인 듯 싶다.
사람이 노출 본능 때문에 글을 쓴다는 말은 거짓이다. 더 정확하게는 위장이다. 사람은 왜곡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 현실이 행복해 죽겠는 사람은 한 줄의 글을 쓰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 않는다. 오직 불행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만이 글을 쓰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때 그는 펜을 들어 자신의 불행한 현실에 마취제를 주사한다. 독자들 또한 그 마취제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뿐이다.
- 生의 이면 中 / 이승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