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막말 사건'이 뜨겁다.
관련 기사나 동영상들을 봤는데, 가수 이안의 말만 딱 잘라 나와서 그 전에 무슨 토론이 이뤄지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ebs 토론카페에 가서 실제 토론 내용을 보았는데... 이안의 말이 뭐가 그리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안의 비꼬는 태도 자체는 잘못됐으나, 전원책 변호사(전거성)나 다른 분들의 태도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지... 아랫사람을 짓누르고 "왜 그리 생각하냐"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 박명수는 코미디에서나 호통치니 거성이지, 전원책 변호사(전거성)처럼 실제 토론 프로에서 호통치며 자기의 말만 계속 하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니다.
우선 이안이 전원책 변호사의 가족관계를 물어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알파걸'이란 논제 자체가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가장 공감하고 문제시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희식 에스콰이어 편집장도 토론 때 "저도 딸이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제 딸이 당당하게 미래 설계하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고, 실제 알파걸이었을 것 같은 이안도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런 토론 분위기에서 이안이 "혹시 자녀가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본 것은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고, "아 그래서 그러시구나" 라는 말은 실언이었으나, 그 토론 분위기에서는 용인 됐을 수 있는 말이었다. 실제로 전원책 변호사가 성차별적인 어이없는 말들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안이 그 말을 하자마자 전원책 변호사에게 "토론 태도가 잘못됐다"며 호통을 당하지 않았는가? 솔직히 그 둘이 평등한 관계였다면 그렇게 면박을 주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전원책 변호사에게 이안은 '물정 모르는 건방진 여자 가수' 일 뿐이었을 테니까.
나는 이 토론 프로에서 이안의 말 보다는 전원책 변호사의 말에 많이 분개했다.
우선, 전 변호사는 "여자는 세밀한 부분에 뛰어나지만, 남자는 거시적으로 보고 깊이 사색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가들중에 여자가 있느냐"고 했다. 또 "여자가 사법시험 1등을 해서 판사가 된다고 해도 거시적으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데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라면서 성차별적인 이야기를 했다.
또 "대부분의 여대생들은 시집 잘 가고 싶어하고, 이혼 때 가사노동 50%를 인정하기 때문에 시집 잘 가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면서 "남자가 하는 권력과 관계된 일에 여자들이 끊임없이 침투하지만, 군대 등 힘든 것은 남자에게 일임한다"고 했다. 결혼 후 아이를 봐야하기 때문에 식당 등에서 비정규직의 일밖에 할 수 없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예전엔 딸보다 아들에게 더 교육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여성이 두각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다는 말에 "예전에 누가 남자 먼저 교육을 시켰냐"면서 자신의 누나나 처 모두 의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울 엄마도 삼촌 때문에 학교 못갔는데... 음...)
아참, 그리고 요즘에 야근하는 여성들이 없고, 회사 충성도가 낮으니 남자를 뽑는게 당연하다면서 "남자가 집에서 애보고 살림하면 무지 스트레스 받으니, 애보고 살림하는 것은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반에, 이안의 말은 나름 논리적이었다. (중간에 옆에 여성학자(?)가 거들어서 정리를 도왔다.) "여성에겐 기회가 없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사회진출을 장려하는 교육이 활성화 됐기 때문에 알파걸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했고, 반면 남성들에겐 아직 "남자들은 이러저러 해야 한다"는 제약이 심한 것 같다는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솔직히, 맞는 말 아닌가?
실수 한마디에 이안의 주장 전체가 비난당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다들 해당 '풀' 동영상을 꼭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