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 Apple-cat's cosy room

입원 일기3

Day log 2008/05/03 11:12 by applecat


병원이란게... 아픈 사람들만 모여있는 집단이다보니, 작은 일에도 까칠해지는게 한두개가 아니다.

(1) 병원에 대한 짜증

기본적으로... 의사/간호사들이 조금이라도 섭섭하게 한다든가,
병원 청소 상태나 환의 상태, 식사에까지 다 까칠해지고 짜증이 날 때가 많다.


(2) 남이야기 할 때...

처음에 8인실에 있다가 지금 3인실에 있는데...
8인실에서는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환자 1명의 상태를 그들이 진단하며 말씀하시는데 조금 짜증이 났었다. 그 당시 내 옆에는... 옆집 총각을 좋아해서 총각 오토바이 뒤에 타고 대구까지 고속도로를 내달렸다가 교통사고 난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그 아주머니에 대한 말들이 너무 많았다.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마 아줌마들은 내가 화장실 가면 "저 처자는 살부터 빼야하는거 아녀?"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실 거다.


(3) 교인들의 끊임없는 열정

그래서 3인실로 옮겼는데... 내 오른쪽 아줌마가 교회 집사님이시다.
교인들이 1시간 단위로 로테이션 하며 계속 오는데... 5명 이상의 교인들이 무지 크게 떠들고 다들 핸드폰 진동 안하고 그 자리에서 통화를 하는데 미치는줄 알았다. 약간 방언식의 기도는... 약간은 무섭지만 이해한다. 나도 살짝 껴서 마음속으로 '하나님, 저도 낫게 해주세요' 가끔 첨언한다. ;;;;

실제로 나나 내 왼쪽에 계시는 아주머니의 경우는... 방문객들이 오면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거든... 1층 정원이 최고로 좋다! (환자가 침대위 안정이 필수일 때는 당연히 안됨 ;;)

그래서 세가지를 정중히 요청드렸다. (요청드릴 때 무지 싸웠음)
 - 핸드폰 진동으로 할 것.
 - 환자 외 간병인과 방문객은 병실 밖에 나가서 통화할 것.
 - 밤 9시 넘어서 면회 금지는 병원 규정이므로 지켜줄 것.


(4) 우리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내 왼쪽 아주머니가 어느새 퇴원을 하시고... 항암 치료를 받으시는 할머니가 계신데...
우리 어머니가 그 할머니에 너무 감정이입을 하고 계시다.

우리 외할머니 살아계실 때처럼 고집 세시고 꼬장쪼장하신게... 엄마께는 옆에 할머니가 외할머니를 자꾸 생각하게 하시나 보다. 우리 엄마는 내 간호보다 그 할머니 간호를 더 많이 하신다. ^^; 그리고 그 집에 며느리나 딸들이 오면 선배로서 충고도 많이 하신다. 할머니께서 장가 안간 아들이 걱정되신다고 하니, 급기야는 중매까지 나서셨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드라마다. 병원에서는 공동 TV를 사용하니 아래의 규칙을 지켜줘야한다.

아침에는 9번 (TV 소설) --> 6번 (물병자리)
저녁에는 11번 (아현동 마님) --> 9번 (미우나 고우나)

이때는 의사 선생님들이 오셨다해도 함부로 TV를 끌 수가 없다. 아줌마들의 저력이란 ;;;
난 그 드라마들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미우나 고우나]가 끝났을 때는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라며 눈물 지으시는 분들도 있었다.

매일 매일 얼리들 사이에서 살아온 내게는... 아주머니들 or 할머니들과 함께한 2주간이 참 신기하고도 재밌는 경험이다. 옆에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니즈를 받아 대리 검색을 해주며 나름 뭐랄까... '더 쉬운 웹'의 필요성을 배우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내 입장에서만 바라봤던 '웹기획'이었던 것 같다.
더 폭넓은 사용자에게, 더 가까히 다가가는 '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아래는 나의 숙제들....

1. 실제 아줌마들 생활에서는 하루에 인터넷을 1분도 못쓴다는게 불편하지 않다.
    (내게 인터넷은 필수이지만, 아주머니들 입장에선 그냥 옵션이다.)
2. 이러한 분들께 인터넷이 어떻게 더 생활이 될 수 있을까...
   실제 인터넷이란게... 알고보면 고연령대에게는 접근 시 장벽이 더 많은 것은 아닐까...
3. 아주머니들이 드라마에 대해 궁금한게 있을 때 지식에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할만한 연계고리가 없을까...
4. 병원이나 질병에 대한 질문을 좀 더 간편하게 하되, 진실된 답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5. 풀브라우징 시대라지만, 인터넷에 대한 니즈... '뭔가가' 아직은 더 부족한게 아닐까...
   - 콘텐츠 or 노출 방식 (자신의 니즈에 맞는 좋은 콘텐츠가 있음에도 검색에 안나오거나, 그 콘텐츠가 있는 곳을 쉽게 알아볼 수가 없다.) & 접근 방식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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