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봐서 더 재밌었던 [댄싱 섀도우] ^^
기본 정보 없이 봤는데, 알고 보니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기본으로 만든 뮤지컬이었다. (예전 레포트 과제 ㅡㅡ;)
외국의 유명한 제작진들이 만들어서 그런지, (극본 아리엘 도르프만, 음악 에릭 울프슨, 연출 폴 게링턴) 희곡을 읽었을 때 보다 내용이 확 와닿지 않았다. 등장인물 이름부터가 '졈례/사월' 등 토속적이지 않은 '나쉬탈라, 신다, 아스터' 등 어렵다. ;;;
배경이나 춤, 노래 등에도 너무 서구적인 시각이 들어있어서... 한국 전쟁 후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사실적 묘사 등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전쟁에서 드러나는 이념 대립을 단순히 '태양군 / 달군'으로 나누고, 그 둘이 '왜?' 싸우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지 않아, 실제로 매우 날카로웠던 상황들을 좀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을 보고 난 후에도 솔로몬이 신디를 안았던 이유, 숲을 태워야 했던 근본적 이유, 계속 희망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용상 보면 시골을 떠나 돈을 많이 벌어서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것, 그 때문에 약간 중간에서 이익을 챙긴다든지 하는... 개인적 사건으로 설명해놓고, 결론은 "희망을 갖자!" 이렇게 거시적으로 끝내버린다.
설명이 어려운 곳에는 꼭 춤이 나와 모든 상황에 대한 설명을 대충 무마시킨다. 만약 차범석의 희곡을 무대에 올리려 했다면 연극이 더 어울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불] 대사 하나하나에 많은 함의가 있는데, 적은 대사와 노래·춤 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차범석의 사실주의적인 면을 추상주의로 바꿔놓은 듯한 ;;;;
그래도 뮤지컬은 재밌었당!
덧붙임)
작년에 김성녀의 1인극 [벽속의 요정]을 봤는데, 김성녀는 전쟁과 희망을 모티브로한 작품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댄싱 섀도우]에서 차범석의 원 뜻을 살린 것은 김성녀라는 배우 하나 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