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6 13:17 Girls-talk
이효리에게...
효리, 안녕?
난 올해 너와 같은 나이가 된 applecat이라고 해. (개콘 느낌이군 ;;)
갑자기 왜 편지냐고? 나도 몰라. 그냥... 그냥... 너한테 문득 편지를 써보고 싶었어.
(사실 이런 형식의 글을 쓰는건 무지 오랜만이고, 매우 유치하다고 생각해.)
나는... 가끔 네가 쓴 모자 브랜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거나, 네 머리스타일을 따라하거나, 네 눈가 주름을 흉보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그리고 난 네가 참 섹시한 가수라고 생각해.
내 나이 또래의 연예인들을 TV에서 보며 자라서인지 너나 이수영, 박경림, 이기찬, 송백경, 바다, 강타 등... 비슷한 또래의 연예인들에게 이유를 알지 못할 친근감을 느껴. 그래서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쓰는가봐.
어제 저녁 m-net을 봤어. '오프 더 레코드 효리' 말야. 저번에 우연히 1화를 봤는데, 어제는 벌써 3화더라.
사실... 난 말이야. 네가 그 프로를 찍지 않았으면 좋겠어.
1화를 봤을 때 말이지 난 속으로 생각했어 '이효리, 갈 때까지 다 갔구나...'
'CHANGE' 라는 프로에서 네가 눈물을 흘린 거나... 보면 아마 너가 지난 몇년간 많은 생각을 했음이 분명해. 이제 '섹시 퀸'이라는 것보다 '친근하고 털털한 여가수'라는 이미지를 더 부각시키려는 기획사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말이야. 난 너를 찍는 24시간 CCTV 10대(?)가 너무 잔인해 보였어.
뭐... 연예인인 네 입장에선 별거 아닌 것일수 있겠지만... 내 경우를 보면... 난 내 방에서 한발자국도 안나와. 가족이 있는 거실도 가끔은 불편하거든. 그리고 내게는 잠옷을 다 챙겨입고 자는 것도 너무 불편하고 힘든 일이야.
근데 넌 샤워하는 것도 다 보여주더라. 물론 샤워커튼이 있긴 했지만, 욕실에서조차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고 쌩얼을 보란듯 보여주는 네가 왠지 측은해보였어.
특히.... 편의점에서 여성용품을 산 후 화장실로 달려가는 널 찍은 카메라, 그리고 그걸 내보낸 m-net도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더라.
뭐... 네가 선전하는 광고주의 입김이 매우 중요해서 그 프로를 찍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난 네 사정은 잘 모르지만, 너를 매우 대단한 섹시 여가수라고 생각했던 내 입장에서는 좀 실망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어.
나는 말이야. 지난 몇년간 뉴스기사와 매우 가까웠던 사람이야. 그것도 포털뉴스에서 말이야.
그동안 연예인의 자살 사건 같은 것을 많이 보면서 '이효리는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해왔었어.
너도 자살했던 다른 연예인만큼 악플이 많을 테고, 표절사건도 시달리고, 스캔들에도 시달리고, 지각사건 같은 것도 시달리고... 악의적 기사에도 많이 시달렸을 텐데...
그래도 넌 항상 당차더라구.
그런 널 보면서 '와, 저런 모습이 진짜 스타지' 라는 생각을 했었어.
리얼리티 프로에서 네 '생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아니 보여주는 척하기 보다...
당차게 '난 최고야'라고 말했던 네가 더 멋있어 보였던 것 같아.
그래도 말야.
어제 '오프 더 레코드 효리' 에서 "남자친구는 없어요?"란 pd의 말에 넌 매우 당차게 대답하더라. "저도 사생활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 바로 그 모습이야. 너도 사생활이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넌 '스타'야.
네가 나이가 들어도, 지금 인순이씨처럼 항상 파워풀하고 섹시한... 그런 가수가 됐음 좋겠어. 네가 인순이씨처럼 돼있을 때 즈음엔... 난 아마 초등학생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아줌마가 돼있겠지만, 그래도 그때 네 활기찬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힘내, 이효리.
